대가족 출동 2대륙 3개국 여행기 (1) - 출발.


여행기를 쓰려고 마음을 먹고 제목을 고민 많이했는데, 
'2대륙 3개국'이라고 하니 이거참 거창해 보이고 좋다. 허허허.

하지만 분명한 것은 거창해 보이는 제목보다도
더 큰 감동과 즐거움을 얻고 돌아왔으니 사실 그것으로 충분하다.
현지에서 느꼈던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들을 글로 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문장력이지만,
향후 기억이 흐릿해질 무렵 여행의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기에..
또, 가족여행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여행기를 시작한다.
...
...



근데.. 벌써 흐릿해지는 나의 기억력 무엇...

이번 가족 여행 큰 의미는 아버님의 칠십 인생을 3대가 모여 즐겁게 기념하자는 것이었고,
개인적으로는 그것에 덧붙여 추가적인 의미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여행'의 의미..
생각해 보니 이제껏 나에게 '여행'은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여행지에 가서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목적이 없었고,
주로 동행하는 사람과 '부담(과 생각) 없이 놀고 먹으러 가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더더욱 휴양지 위주로 다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혼 전 그리 많지 않은 여행의 경험도 역시 그랬다.

부모님과 동행하는(차마 '모시고' 라는 말을 쓰지 못한 못난 아들을 용서해주세요. ㅠ.ㅠ)
또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의 처음은...
순탄치 않았다. 큰 일일수록 차근차근 미리 준비하여 근심을 없애야하는 것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유례없는 장기 휴가(무려 연속 3주가량)에 두 회사의 업무를 신경 쓰다보니
네 가족의 여행가방은 가기 전날까지 텅텅 비어있었던 것이다.
출발일 새벽까지 짐을 꾸리고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
잠깐 몸이 으스스한 것을 느꼈지만 날이 추워졌나보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우리 짐들을 마저 챙겨 부모님 댁으로 갔다.

부모님댁에서 다같이 이른 수속을 위해 공항으로 나선 시간은 오후 4시 30분.
본격적으로 여행이 시작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던 대형 콜벤의 깊숙한 뒷자리에서
아침의 한기가 날씨 때문이 아니었음을 깨달았고, 
앞으로 18일의 긴 여정과 앞쪽에 앉아계신 부모님과 아이들을 보니 정말 머리가 새하얘졌다.
이걸 어쩌지... 여행을 앞장서서 가이드 역할도 하면서 가장으로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멋진 모습까진 아니어도,
최소한 폐가 되면 안될텐데... 어찌되었던 이 바이러스를 이겨내야겠다는 생각만 머리속에 가득했다.

공항에 도착하여 탑승수속을 마친 뒤 가장 먼저 약국을 찾아갔다.
오랜 여행을 앞두고 감기몸살이 걸린 것 같아 최대한 빨리 낫고 싶다는 환자의 말을 듣자마자.
마치 오늘 내가 오기만을 25년간 공항약국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친절하고 능수능란하게 묶음 약을 꺼내주신 사장님.
한번만 먹으면 싹 다 낳지만 사람일이라는 것이 혹시 모르니 증상이 또 생기면 2-3일 뒤에 먹으라고 한세트 더 주셨다.
구매의사를 번복할 수 없도록 뚜껑까지 열어주시는 친절함.. 정말 친절한 우리나라. 
긴 여행을 앞둔 걱정 많은 나에게 이같은 호언장담 스타일의 약사는 위약효과라도 있을 것 같아 신이나서 결제를 하는데,
가만 가격을 묻지 않았네... 그래서 얼마인가요.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만사천원.."
(감기약이 이렇게 비쌀리가 내 귀를 의심하며) "네? 얼마라고 하셨어요?" 그 때 이미 내 카드는 단말기에 깊게 꽂혀있었다.
영수증과 함께 해맑은 동시에 의뭉스런 미소를 가득담은 얼굴로 그제서야 시원한 목소리로 "육만사천원"
....
어떻게든 최상, 아니 최선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나의 의지, 약에 기대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심정..
손님에게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약부터 먹이면 어떻게합니까 라고 충분히 항변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마음속으로 약사분의 장사 수완에 무릎을 탁 치고 박수를 보내며 쿨하게 돌아나왔다.
이제 빨리 낳아야 하는 이유가 하나더 생겼다.

이제 진짜 출발이다.

이 귀한 약의 효과는... 다음편에

by 봉봉 | 2018/10/27 11:38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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